[메트로 인사이드]동사무소, 주민 문화사랑방 변신

입력 1998-12-09 19:27수정 2009-09-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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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커피를 홀짝이며 친구를 기다린다. 소장된 비디오 테이프나 CD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의 바다에서 자맥질도 한다. 이 모든 게 무료다.

뉴미디어로 가득찬 인터넷 카페가 아니다. 동사무소가 주민을 위해 마련한 휴게 공간이다. 민원서류 떼러가는 일 외에는 도무지 갈 이유가 없었던 바로 그곳에 이런 매력만점의 휴게실이 생긴 것이다. 지방자치의 출범과 함께 읍 면 동사무소의 기능이 대폭 축소된 후 주민을 위한 토털 문화복지공간으로 모습을 바꾸어 나가는 첨단의 동사무소 모습 중 하나다.

서울 강서구 화곡6동사무소. 건물 2, 3층에는 올 3월 ‘문화의 집’이 문을 열었다. 카펫 바닥의 아늑한 이 공간을 찾는 이는 하루 2백50명.

2층 ‘개인 문화체험공간’을 보자. 푹신한 소파에서 최신 잡지와 소설이 비치돼 있고 커피도 준비돼 있다. 냉장고 안의 주스와 탄산음료도 무료제공. 비디오(2대) 인터넷용 컴퓨터(4대) 부스도 있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거나 자료를 찾을 수도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취업정보를 얻어 가는 사람도 많이 온다.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를 갖춘 전용영상음악감상실까지 있다.

3층은 ‘문화관람공간’. 50석 규모의 강당에서는 수요일마다 영화가 상영된다. 동호회나 학생들의 작품전시회도 열린다. 10평 가량의 개인 음악연습실은 방음장치까지 갖추고 있다. 예약만 하면 누구나 자신의 악기를 들고와 연습할 수 있다. 동아리방에서는 성악 메이크업 컬러믹스 연극 등 10여개 분야에 걸친 전문강사의 강의가 월∼토요일 계속된다. 현재 수강생은 2백여명. 벌써부터 등록경쟁이 뜨거울 만큼 인기가 좋다.

서울 강북구 미아 2동사무소도 9월부터 여러 강좌를 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에어로빅 강좌(무료)가 특히 인기다. 동네 주부 1백50여명이 참가하고 있는데 매일 아침 앞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강의 시작 1시간 전인 7시반부터 동사무소앞에 ‘기다란’ 줄이 늘어설 정도다.

서예 강좌를 수강하는 강수배(姜壽培·38·자영업)씨는 “아무 때나 찾아와 글씨를 연습하거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이라는 점이 동사무소 문화센터의 장점”이라며 “수강료를 약간씩 내서라도 일주일에 1회인 강의를 2,3회로 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 등촌3동사무소 3층의 ‘정보도서관’은 인터넷전용 컴퓨터 5대와 PC 20대를 갖춘 정보방. 이미 지역 정보센터로 자리잡은 상태다. 송파구 오금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음치클리닉(무료)도 1백여명이 몰리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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