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최화경/구속된 감독…무너진 농구인생

입력 1998-12-07 19:44수정 2009-09-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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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특기생 선발비리와 관련해 6일 검찰에 구속된 김태환 중앙대 감독. 그의 인생역정은 드라마 그 자체다.

쟁쟁한 대학출신 감독들이 즐비한 농구계에서 그의 학력은 고졸. 선린중에서 야구를 하다 동대문상고로 진학해 3년간 농구공을 잡은 것이 선수 경력의 전부다.

지도자로서도 그는 인생의 쓴맛을 모두 맛보았다. 현역 은퇴후 화려하게 대학이나 실업팀 코치로 데뷔하는 게 엘리트 코스. 그러나 그는 서울 화계초등학교 코치부터 시작했다.

삼양, 수유초등학교를 전전하며 어깨너머로 ‘수’를 배운 그는 무학여중 선일여고로 한계단씩 경력을 쌓아나갔다. 드디어 86년 국민은행 여자농구팀 코치. 밑바닥인 초등학교 코치부터 실업팀까지 오르는 데 꼭 16년이 걸렸다.

그의 신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민은행을 이끌고 농구대잔치에서 3차례 우승. 선후배의 끈이 유달리 질긴 농구계에서 그의 ‘외톨이 홀로서기’는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는 12년간 정들었던 국민은행을 떠나 올해 중앙대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의 새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8월의 대학연맹전 공동우승, 11월 농구대잔치 우승. 내년 시즌에도 중앙대의 우승은 보장되어 있었다.

때문에 구속은 그에겐 청천벽력과 다름없다. 28년간 꽃피운 잡초농구가 이제 막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그의 구속을 보는 농구계의 시각은 두갈래다. 특기생 선발과정에서 돈을 받았다면 당연한 조치가 아니냐는 것이 그 하나. 다른 하나는 그동안 ‘설’이 무성했던 다른 감독들은 제쳐놓고 대학감독 초년생을 첫번째로 잡아넣은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김감독이 “받은 돈을 돌려주었다”고 밝히고 있어 더욱 그렇다.

아이스하키 축구 농구 등에서 이미 대학팀 관계자가 구속됐다. 앞으로 전 종목에 걸쳐 수사가 확대되리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대목은 유리알처럼 투명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왜, 하필 나만…”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한 특기생 비리수사는 또다른 불신의 도화선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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