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축구]한국 첫판부터 왜 이러나

  • 입력 1998년 12월 3일 08시 22분


충격의 역전패였다.

한국이 2일 태국 방콕 나콘사완경기장에서 열린 98방콕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예선 A조 투르크멘과의 첫 경기에서 전반 최용수가 두 골을 터뜨리며 쉽게 승리하는 듯했으나 후반 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지며 거푸 3골을 뺏겨 2대3으로 역전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12년만의 아시아경기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은 1차전을 패함으로써 4일 베트남과의 2차전에서 최소한 비길 경우 조2위로 16강리그에 오를 수 있지만 만일 덜미를 잡힐 경우 예선탈락하는 위급한 상황에 몰렸다. 이날 한국은 대학 선수를 주축으로 불과 한달여밖에 훈련을 못한 탓에 조직력과 체력 수비력에서 많은 허점을 노출시켜 금메달 목표에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최용수 이동국을 투톱으로 유상철 윤정환을 더블게임메이커로 기용한 한국은 전반 최용수의 연속골로 기선을 잡았으나 후반들어 결정적 골찬스를 무산시킨데다 체력 저하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이병근이 퇴장당한 뒤 급격히 무너졌다.

한국은 전반 2분만에 최성용의 왼쪽 센터링을 최용수가 왼쪽 발리슛으로 찬 볼이 투르크멘 수비수 몸에 맞고 골인, 일찌감치 기선을 잡았다.

한국은 전반 종료 2분 전 역시 최성용의 왼쪽 센터링을 최용수가 왼발로 강하게 찬 볼이 유상철 몸에 맞고 추가골로 연결돼 2대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한국은 이동국 유상철을 빼고 김은중 서기복을 투입하며 승세를 굳히기 위해 활발한 공격을 펼쳤으나 수차례의 찬스를 놓친데다 급격한 체력 저하로 투르크멘에 반격을 허용했다.

14분 투르크멘 투르디에프의 왼쪽 센터링을 걷어내려던 최윤열의 실책으로 자책골을 내준 한국은 25분 이병근이 백태클로 퇴장당하면서 추격을 빌미를 제공했다.

40분 골지역 왼쪽에서 아가에프의 절묘한 터닝슛에 동점골을 내준 한국은 3분뒤 1m93의 장신 스트라이커 키슬로프에게 역전골을 허용, 주저앉고 말았다.

투르크멘은 2승으로 조1위 16강진출을 확정했으며 B조의 중국도 이날 캄보디아를 4대1로 꺾고 조1위를 확정지었다.

한편 E조의 북한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먼저 3골을 내준 뒤 3골을 따라잡는 저력을 과시했으나 승부차기에서 1대4로 졌다. 그러나 E조는 이 두팀만으로 편성돼 북한은 조2위로 16강전에 오르게 됐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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