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조기창/시장원리 철저한 터키은행

  • 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올해 간행된 터키은행연감에 의하면 현재 터키에는 72개의 크고 작은 은행이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이중 26개는 설립된 지 10년이 안되는 은행이며 올해도 3개 은행이 새로 생겼다.

터키의 경제규모에 비해 은행이 턱없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은행 설립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터키 농협은행과 같이 1863년에 설립된 오랜 역사의 대형은행이 있는가 하면 자산순위 5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소규모 은행들도 있다.

가령 92년 세워진 타트 야트름 은행은 1개 지점에 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런 소규모 은행은 차라리 마을금고에 가까워 보이지만 상위권 은행에 비해 높은 예금이자와 낮은 여신이자로 도산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터키에서는 은행 설립이 비교적 자유로운 반면 은행이 도산해도 철저히 시장원리에 맡기지 우리나라와 같이 정부가 나서서 막대한 재정지원을 한다든가 예금주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터키도 94년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을 지원받은 적이 있는데 이때 2개 은행이 파산하여 많은 예금주들이 막대한 손해를 봤다.

따라서 터키에서는 금융에 관한 한 요즘 우리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도덕적 해이’가 통하지 않는다.

더 많은 이윤을 원한다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평범한 자본주의 원리가 더 잘 통해서일까.

조기창(KOTRA이스탄불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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