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싱크로 장외 진풍경…이유있는 「풀죽쑤기」

  • 입력 1998년 11월 29일 20시 07분


‘수중경기의 꽃’으로 불리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하 싱크로). 수중발레로 불릴 만큼 여성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종목이다.

싱크로는 이번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의 금메달 유망종목. 한국은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듀엣부문에서 라이벌 일본을 꺾었었다.

싱크로 경기가 열리기 전 선수들은 옹기종기 앉아서 열심히 ‘풀죽’을 쑨다. 음식재료의 일종인 이 ‘젤라틴죽’은 머리에 바르기 위한 것. 듀엣경기의 규정시간은 4분. 이동안 물속에서 거꾸로서서연기하는시간은 3분 가까이 된다.

‘젤라틴죽’을 바르면 물속에서 격렬한 연기를 해도 머리가 풀어지지 않는다. 머리가 풀어지면 시야를 가리는데다 보기에도 좋지 않다.

때문에 선수들은 뜨거운 ‘젤라틴죽’을 머리에 바르고 드라이어로 말려 머리카락을 고정시킨 뒤 물속으로 들어간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초등학교 선수들은 녹말로 만든 진짜 ‘풀죽’을 바르기도 한다.

이밖에 싱크로에 꼭 필요한 준비물은 코마개(노즈 클립). 이는 코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신기한 점은 귀마개를 하는 선수는 없다는 것. 숙련된 싱크로선수들은 아무리 물속에 잠겨 있어도 결코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는단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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