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김택훈 『좌절은 없다』 다시 핀 농구인생

  • 입력 1998년 11월 23일 19시 38분


‘불행 끝, 행복 시작’.

삼성썬더스의 새내기 김택훈(1m93)은 하루하루가 즐겁다. ‘농구인생이 끝났다’는 소문을 털어내고 코트로 복귀한 것이 첫째. 그리고 승리의 버팀목으로 자리굳힌 것이 둘째 이유다.

그는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발목부상 선언으로 화제에 올랐다. “오른쪽 발목을 다쳐 뛰기가 어려우니 드래프트때 이를 감안해달라”고 발표했던 것.

이 선언은 당시 “쇼다” “정말이다”로 농구인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드래프트에서 3번째로 삼성에 뽑혔다.

그의 부상은 사실이었다. 발목의 인대가 끊어졌다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 4월 그는 독일로 날아가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팀의 주치의. 삼성축구단으로부터 소개를 받았다.

한달만에 깁스를 풀고 외로운 재활훈련에 들어갔다. 공 한번 못잡고 사이벡스로 발목의 힘 기르기를 4개월여. 김택훈은 98∼99프로농구에서 다시 태어났다.

22일 LG세이커스와의 수원경기. 그는 한점차로 역전당한 4쿼터에 통렬한 3점슛 2방을 터뜨리며 다시 경기를 뒤집어놓았다. 그의 이날 득점은 14점.

올 시즌 5게임에서 그는 39점에 리바운드 8개를 잡아냈다. 이는 연세대 시절 스타소리를 듣던 그로서는 성에 차지 않는 기록.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는다. 다시 일어설수 있다는 자신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김택훈은 경기에 나갈 때면 발목에 겹겹이 테이핑을 해야 한다.그렇지만 코트에 서는 것만으로도 그는 기쁘다.

다치지 않고 올 시즌을 마치는 것. 그의 유일한 바람이 바로 이것이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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