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칼럼]송영식/북한 「화학무기 금지협약」가입을

입력 1998-11-22 19:46수정 2009-09-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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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생명 및 재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요한 국제행사가 16∼20일 네덜란드의 수도 헤이그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는 다름아닌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제3차 당사국 총회였으며 필자는 의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했다.

OPCW는 대량살상 무기인 화학무기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기 위하여 93년에 체결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97년 헤이그에 설립된 국제군축기구다. 또한 OPCW 당사국 총회는 CWC 당사국들이 1년에 한번씩 모여 협약의 이행 및 OPCW의 살림살이에 관한 각종 의안을 처리하는 의사결정기구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화학무기는 저렴한 비용과 평범한 기술수준으로 쉽게 대량 생산 및 보유가 가능한데다 엄청난 살상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명 ‘가난한 자의 핵무기’라 불리고 있다.

또한 전투요원 및 군사적 목표물 외에 민간인이나 일반시설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의 엄청난 고통과 손실을 안겨주는 비인도적인 무기다. 인류는 제1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이란―이라크전 등에서 이미 수차례의 고통과 슬픔을 경험한 바 있다.

국제사회는 이처럼 무차별적인 살상력을 가진 화학무기의 국제적 확산을 제도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68년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첫 논의를 시작한 이래 25년간의 어려운 협상 끝에 마침내 93년 1백37개국의 서명으로 화학무기의 전면적 폐기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CWC가 체결되었다.

CWC는 국제군축 및 국제평화 유지와 관련해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우선 이 협약은 세계 역사상 최초의 평등한 군축조약이다. 핵비확산조약(NNPT)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NTBT)과 같은 핵관련 군축조약은 이미 핵을 보유한 국가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규제한다는 점에서 협약 당사국간의 차별적 지위를 인정하는 군축조약이다. 이에 반하여 CWC는 모든 협약 당사국들이 차별없이 10년내에 자국이 보유한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해야 할 의무를 진다. 둘째, 협약 당사국의 화학무기 및 생산시설에 대한 신고 내용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OPCW는 현재 국제사회에서 대량학살 무기의 폐기라는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유일한 국제기구다.

OPCW 설립 후 지난 1년반동안 화학무기 없는 지구촌 건설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이 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서는 협약의 보편성 확보, 협약 의무의 완전한 이행 등이 주요 당면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우리에게는 협약 미가입국의 조속한 가입 유도 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대량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아직도 이 협약에 서명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및 전세계 안보와 평화에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을 위시한 협약 미가입 국가들의 조기 가입을 촉구하는 ‘협약 보편성 확보 결의안’을 제안해 통과시킨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성과라 하겠다. 인류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CWC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 구성원 모두의 성의있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송영식<주네덜란드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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