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조기창/퇴폐와 무관한 「진짜 터키탕」

입력 1998-11-19 19:23수정 2009-09-2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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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중에는 그 뜻이 원래 의미와 달리 왜곡 변형된 것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터키탕’인 것 같다. 한국주재 터키대사관의 요청으로 얼마전부터 공식 이름이 ‘증기탕’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 사람은 퇴폐목욕탕을 터키탕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터키에 있는 터키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목욕탕과 전혀 다르다. 터키탕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어 현재의 터키공화국 이전 군주국이었던 오스만제국시대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옛날 궁전안의 터키탕은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현재 터키에는 이스탄불 시내 곳곳에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일류호텔이나 단독건물안에 많은 터키탕이 운영되고 있다. 얄로바 볼루 등 온천지대의 터키탕도 유명하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피로를 풀고 여가를 즐기기 위해 터키탕을 즐겨 찾는다.

터키탕은 천장이 이슬람 특유의 돔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욕탕이 크고 깊은 것이 특색이다. 욕탕 주위에는 개인적으로 몸을 씻을 수 있는 수도시설이 있는데 현대식 수도꼭지가 아니라 사자 등 동물의 머리모양을 한 조각에서 계속 뜨거운 물이 나온다.

보통 가족탕과 대중탕으로 나뉘어 있으며 대중탕도 남녀혼탕과 남녀 분리탕으로 나뉘어 있다. 남녀혼탕이든 남녀 분리된 목욕탕이든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며 전혀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다. 이런 목욕탕이 어떻게 우리나라에서는 퇴폐장소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조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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