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중구 동성로 人道, 사업비 낭비』

  • 입력 1998년 11월 19일 13시 31분


“공사비가 아깝습니다. 이런 식으로 인도를 만들 바엔 차라리 도로에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대구 중구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중구 동성로 일부 구간(대구백화점∼동아양봉원)에 인도를 조성하는 공사를 했으나 아까운 사업비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 9월 동성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보행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3억2천만원을 들여 이 구간 도로(폭 11m) 양쪽에 폭 3.25m의 인도를 조성했다.

그러나 새로 조성된 인도위에 깔린 화강석과 맹인용 유도블럭 등 수십군데가 잇따라 파손됨에 따라 시공한 지 한달도 안돼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하는 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인도의 턱이 2∼5㎝로 낮아 상가이용 차량들이 인도 위에 개구리주차를 하고 있기 때문.

도시전문가들은 “기존 차도에 인도를 만들려면 턱을 높이거나 차량진입방지시설을 설치, 불법 주정차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했으나 설계시 이런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중구청이 4억5천만을 들여 조성한 동성로 대구백화점∼중앙파출소간 ‘보행자전용도로’도 상가에서 나온 각종 오물과 행인들이 뱉은 껌 등으로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이 일대 상인들은 “중구청이 이 구간 도로위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쉽게 때가 타는 흰색 화강석 타일을 까는 바람에 ‘산뜻한 보행자전용도로’를 만든다는 애초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시민들의 낮은 의식수준과 구청측의 전시 행정을 비난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성로 인도조성 공사를 할때 설계단계에서 인도의 턱을 높이려 했으나 이 일대 상인들의 반대로 턱이 낮아지게 됐다”면서 “별도의 차량진입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해명했다.

〈대구〓정용균기자〉jyk061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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