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조치훈, 또 신화창조…대삼관 3년연속 방어

  • 입력 1998년 11월 13일 08시 18분


프로기사 조치훈(趙治勳)9단이 일본 바둑사를 다시 썼다.

조9단은 일본 메이진(名人) 타이틀 방어로 ‘대삼관(大三冠)’ 3년 연속방어에 성공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조9단은 11일과 12일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에서 열린 제23기 메이진 도전7번기 제7국에서 도전자인 왕리청(王立誠)9단을 2백28수만에 흑 한집반으로 꺾고 타이틀을 지켰다. 종합전적 4승1무2패.

대삼관은 일본 3대 기전인 기세이(棋聖) 메이진 혼인보(本因坊) 타이틀을 동시에 차지할 때 부여되는 명예로, 일본 바둑사에서 이를 달성한 기사는 조9단밖에 없다. 83년 대삼관을 처음 달성한 조9단은 96년부터 올해까지 연속 3회의 기록을 더함으로써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대삼관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조9단은 이들 기록 외에 올해 혼인보 타이틀 10연패와 프로통산 1천승을 달성한 바 있다.

조9단은 86년 기세이 4연패 달성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고바야시(小林光一) 9단에게 타이틀을 빼앗긴 뒤 슬럼프에 빠져 한때 ‘지는 태양’으로 불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고바야시 9단과 유명한 ‘휠체어 대국’을 벌이며 선전했고 ‘목숨을 걸고 둔다’는 그의 말처럼 투혼의 바둑으로 오뚝이처럼 재기해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일본 바둑계는 기사층이 두터워 부침이 심하지만 조9단의 만개한 기량으로 볼 때 당분간 독주가 예상된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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