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나산 「맏형」 이민형 단발 투혼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8시 40분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모기업의 부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농구단 나산 플라망스 ‘헝그리 베스트5’의 맏형 이민형(33). 그가 지난달 농구대잔치가 끝난 직후 머리를 짧게 깎았다.

“팀 사활이 올시즌 성적에 달려 있기때문에 우리팀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나올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단발투혼의 이유.

그가 정신무장을 새롭게 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나산팀과 맺은 3년계약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만료되는 것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초라하게 코트에서 사라질수 없다’는 오기때문.

그의 단발투혼 효험때문인지 나산은 6일과 7일 SK나이츠와의 두차례 연습경기를 모두 10점차 이상으로 이겼다. 이민형은 “지난 여름 전지훈련도 못했고 용병과 손발을 맞출 기회도 없었지만 서장훈과 현주엽이 버티고 있는 SK와의 연습경기에서 잇달아 이겨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 특히 나산은 11일 대우제우스와의 올시즌 첫 경기에서 아깝게 1점차로 역전패했지만 결코 호락호락할 팀이 아님을 보여줬다.

올해 팀의 플레잉코치를 맡은 이민형은 이번 시즌 교체멤버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슈터 김상식이 SBS로 이적하고 변청운마저 부상중이어서 주전멤버로 뛰어야 할 상황이다.

그는 “팀 여건은 분명 다른 팀보다 못하지만 선수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똘똘 뭉쳐있다”며 “팀의 운명이 이번 대회 성적에 달려있는 만큼 사생결단의 각오로 코트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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