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소들도 추위피해 저지대서 「하숙생활」

  • 입력 1998년 11월 7일 10시 39분


“소들이 하숙생활을 한다?”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암반대기 마을 한우 30여마리가 10월 하순부터 강릉시 포남동과 왕산면 도마리 등 저지대 농가에서 ‘하숙생활’에 들어갔다.

고랭지 채소를 생산하는 암반대기 마을은 겨울이면 영하 20도를 맴도는 매서운 추위와 폭설이 이어져 교통이 두절되는 곳으로 소들도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6개월간 추위를 피해 저지대에서 ‘하숙생활’을 해야 한다.

‘하숙비’는 월10만원 정도.

이곳 주민들도 한겨울에는 친척 집 등으로 내려와 살다가 봄이 되면 다시 해발 1천2백m 고랭지 마을로 돌아가 감자와 배추 등을 재배한다.

이 마을 한우들은 경사 30∼40도의 비탈진 밭을 갈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형이 험하고 경사가 급해 농기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한우들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며 일반 한우보다 마리당 50만원씩 값도 더 나간다.

소 주인들이 겨우내 자기 소를 보러 오는 것은 한두번 정도. ‘하숙집’주인들이 정성껏 소를 돌보기 때문에 안심하고 맡긴다는 얘기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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