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김화자/수험생 고3 딸에게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31분


엊그제 초등학교 문을 두드렸던 네가 벌써 고3이라니 세월이 물살처럼 빠르구나. 오늘도 하루종일 두꺼운 책들과 씨름하고 있을 너를 생각하니 안쓰럽고 마음이 아프단다.

하루 세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 너를 깨우기 위해 오늘도 오전 5시에 일어났다. 네 방으로 올라가는 엄마의 발걸음도 가볍지는 않았다. 곤히 잠들어 있는 너를 깨워야 하니…. “진희야”라고 부르니 너는 잠이 모자라 “예”하고 대답만 하고 다시 잠들어 버렸지. 엄마는 할 수 없이 고함을 지르고 그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난 네 모습을 보면서 공부가 무엇이고 대학이 무엇인지…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특히 학교수업을 마치고 독서실에서 오전 2시까지 공부하고 오는 너를 기다리지 못하고 잠들 때도 많아 미안하구나. 그렇지만 엄마의 마음은 늘 너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진희야. 이제 조금만 더 고생해라. 지금까지 공부하느라 지쳤겠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네가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사회에 기여하는 사랑스러운 딸이 됐으면 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컨디션을 잘 유지하거라.

김화자(울산 신정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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