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최대 빅딜」 허재-정인교의 시즌 출사표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18분


프로농구 출범 이래 최대의 빅딜. 이는 정인교(나래→기아) 허재(기아→나래)의 트레이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두 스타가 이제 98∼99프로농구에서 격돌한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2일 오후 기아 용인체육관에서 만난 정인교(29·1m82)는 맹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휘문고 3학년 때인 88년 쌍용기대회 우승 이후 10년만에 처음 우승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이는 지난달 31일 끝난 98농구대잔치 우승을 두고 하는 말. 이날의 정인교는 뙤약볕이 뜨겁던 7월에 만났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당시 정인교는 트레이드된 것을 무척 서운해 했었다.

“이젠 안정을 되찾았어요. 2년간 호흡을 맞추었던 윌리포드도 왔고 김유택코치와 강동희선배가 특히 잘 대해주어서 불편한 점이 없어요”라는 말에서도 그의 오늘을 엿볼 수 있다. 고질적이던 허리통증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깨끗이 털어내 컨디션도 최상.

나래에 둥지를 튼 허재(33·1m88)도 농구인들로부터 “사람이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출퇴근 훈련을 하던 기아시절과 달리 원주에서 합숙을 하며 팀의 주장으로 야간 자율훈련도 자청,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허재는 “원하던 팀에 온 만큼 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며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재는 또 농구대잔치에서의 부진과 관련,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정인교와 허재는 서로를 추켜세우느라 바쁘다. 정인교는 “허재는 한국남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이며 처음엔 트레이드가 서운했지만 상대가 허재였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허재도 “기아 유니폼을 입은 뒤 정인교의 플레이가 훨씬 성숙해지고 슛도 안정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 구단에서도 빅딜은 우승을 위한 단안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 팀의 선택이 들어맞을까. 이제 곧 해답이 나온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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