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바바라 보니『가을 좋아해 北歐가곡 즐겨불러요』

  • 입력 1998년 9월 22일 19시 12분


“한국 청중들은 이제껏 만나본 팬들 중 가장 따뜻하고 열정적이었어요. 객석으로부터 분명한 반응이 전달돼 편하게 노래할 수 있었지요.”

17일 오사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바라 보니(42)를 무대 뒤에서 만났다. 열광적 박수에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보니는 지난해 3월 첫대면했던 한국 팬들을 떠올리며 “어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리사이틀 중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를 노래하는 그는 유난히도 편안해 보였다. “당신을 스칸디나비아 출신으로 여기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하자 보니는 “금발에 푸른 눈 때문인지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저는 ‘양키’지만 서늘한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가 좋아서 스웨덴에서 8년이나 살았어요. 노르웨이나 스웨덴 가곡들은 즐겨 노래하는 레퍼토리지요. 한국의 가을도 서늘했으면 좋겠네요.”

대학시절 예비 첼리스트였던 보니가 성악가가 된 데는 우연한 사건이 있었다. 교환학생으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 가게 됐는데 첼로를 싣고가는데는 한사람몫의 비행기 요금이 필요했다. 결국 빈손으로 간 것이 성악으로 전공을 바꾸는 전환점이 된 것.

85년엔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가 주최한 오페라‘장미의 기사’오디션에서 단 한번에 관문을 통과, 단박에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지금은 가곡 전문가수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편.

최근에는 데카에서 한국가곡 다섯곡을 수록한 새음반 ‘포트레이트(肖像)’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한국가곡은 가수의 음성이 가진 특징을 다양하게 표현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반주를 맡은 서혜경씨로부터 발음 등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이번 콘서트에서 한국가곡을 부르거나 한복을 입을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보니는 “연주 당일까진 비밀”이라며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었다.

〈오사카〓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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