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립켄 주니어,연속경기 출장기록 『끝』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13분


“감독님, 이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칼 립켄 주니어(3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경기전 밀러감독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그는 ‘철인의 갑옷’을 벗어던졌다.

립켄은 21일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결장, 메이저리그 연속 출전 기록을 2천6백32경기에서 멈췄다. 그는 “감독이나 나 자신은 이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립켄은 기록때문에 자신을 함부로 뺄 수 없는 감독의 심정을 읽고는 올시즌 유력한 지구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좌절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가 출장하지 않자 양키스 선수들은 모두 더그아웃에서 나와 박수를 보냈고 립켄도 일어나 모자를 벗어들고 인사했다. 이 광경을 본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립켄은 82년 5월3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부터 16년3개월21일동안 단 한게임도 거르지 않고 선발출장했다. 그동안 미국대통령이 3명이나 바뀌었고 볼티모어 감독은 8명이 거쳐갔다. 96년 올스타전에서 코가 부러졌고 지난해는 등 부상을 겪었지만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는 95년 9월5일 ‘철마(鐵馬)’ 루 게릭이 세운 2천1백30경기 기록과 타이를 이룬 뒤 96년 6월14일 일본 기누가사의 2천2백15경기 출장기록을 깼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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