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현대컵]현대 「토종」,삼성 「용병」에 골세례

  • 입력 1998년 9월 13일 20시 18분


수원행 지하철 1호선이 축구팬으로 북적거렸다.

수원시내 한 택시운전사는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은 많은 사람이 운동장에 가는 바람에 영업이 안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13일 프로축구 98현대컵 K리그 수원 삼성 대 울산 현대의 경기가 열린 수원공설운동장. 최근 일고 있는 폭발적인 축구붐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관중수 3만9백21명. 32도가 넘는 무더위속에서도 운동장을 가득 메운 열성팬은 빅카드로 꼽히는 삼성 대 현대전의 묘미를 만끽했다.

이날 경기는 K리그 개막 후 줄곧 선두를 질주해온 삼성과 올 아디다스컵 챔피언으로 1위 등정을 노리는 현대의 라이벌전.

‘신세대 스타’ 고종수를 비롯해 샤샤 데니스 미하이 등 특급 용병들이 포진한 삼성. ‘월드컵 스타’ 유상철과 김현석, ‘꽁지머리 GK’ 김병지가 이끄는 현대.

결과는 원정팀 현대의 3대1 승리. 현대는 전반 7분 삼성 수비수 김영선으로부터 볼을 가로챈 정정수가 오른쪽을 돌파하며 센터링한 볼을 달려들던 송주석이 왼발로 차넣어 기선을 잡았다.

정정수는 이 대회 어시스트 7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후반들어서도 삼성의 총공세를 잘 막아낸 현대는 26분 삼성 진영에서 볼을 잡은 김현석이 수비수 허기태를 제치며 왼발로 슛한 볼이 골네트를 갈랐다. 이로써 김현석은 올시즌 3호골을 터뜨리며 통산 88골, 3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현대는 후반 44분 김기남이 추가득점, 3대0으로 달아나며 삼성의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경기종료직전 얻은 페널티킥을 신홍기가 성공시켜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삼성은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9승3패 승점 24로 선두를 지켰으며 현대는 8승4패 승점 22로 2위 포항을 승점 1점차로 추격하며 3위를 유지했다.

안양 LG 대 전북 다이노스의 안양 경기에서는 모두 6골이 터지는 골공방전끝에 LG가 4대2로 승리했다.

〈수원〓권순일·배극인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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