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무차선회 법회주관 백양사 방장 서옹 큰스님

  • 입력 1998년 8월 20일 19시 40분


불교 조계종의 큰 어른으로 존경받는 서옹 큰스님(86). 무차선회 첫날 행사가 끝난 직후인 18일 저물녁 백양사 설선당에서 만난 그는 고령에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었다.

―무차선회를 열게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서양과학문명이 벽에 부딪히면서 서구에서도 동양사상, 특히 선(禪)에 대한 붐이 일고 있어요. 그러나 중국에선 선의 전통이 이미 없어져버렸고 일본의 선은 지나치게 형식화됐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우리나라는 조사선(祖師禪·참선의 한 종류)의 전통을 가장 잘 이어오고 있지만 외부엔 알려져있지 않아요.”

―조사선이란 무엇인지요.

“우리 인간은 주관으로 살기때문에 죄악과 생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의식세계와 무의식세계를 투과(透過)하여 주관과 죄악과 생사도 없고 시간과 공간도 초월한 경지에서 어느 것에도 걸림없이 자유자재할수 있어야합니다. 이를위해 선종에서 내려오는 1천7백개의 화두(話頭)중 하나를 택해 의심합니다. 분별적으로 따져서 의심하는게 아니라 온 마음과 몸이 하나가 돼 의심하는 것입니다.

쉬지않고 계속 의심하면 나중에는 저절로 의심이 지속되고 더욱 더 용맹정진하면 의식이 아주 딱 끊어져서 돌덩어리, 쇳덩어리같이 되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인간의 참모습을 깨닫고 자유자재한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지요.”

〈백양사〓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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