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뉴욕타임스]印尼 동티모르정책 달라지나?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52분


▼뉴욕 타임스

최근 바차루딘 주수프 하비비 인도네시아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전 포르투갈 식민지인 동티모르를 무력점령하고 있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기로 결심한 것 같다.

지난주 인도네시아와 포르투갈은 유엔이 주선한 외무장관 회담에서 동티모르에 폭넓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협정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안은 그동안 동티모르의 독립 찬반투표를 요구해온 독립운동가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독립을 향한 일보전진인 것은 분명하다.

하비비정부는 “동티모르에 외교 국방 및 일부 통화정책을 제외한 광범위한 자치권을 허용하고 이 지역에서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자유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티모르 독립운동가들은 앞으로 실시될 선거에서 독립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많이 당선될 경우 인도네시아가 이 지역의 독립을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동티모르의 독립은 인도네시아가 지금보다 더 민주적인 사회로 바뀔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인도네시아는 조만간 투옥중인 동티모르 독립운동 지도자 구스마오를 석방, 협상에 참여시키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독립에 대해 일말의 불안을 품고 있는 동티모르인을 설득해 이 지역의 독립을 이룩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 주둔군 일부를 철수시키는 등 유화책을 펴고 있다. 대(對)동티모르 정책은 이 지역을 강압적으로 통치해온 수하르토정부와 하비비정부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될 것이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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