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재홍/금강산 남북방제

입력 1998-08-02 20:12수정 2009-09-2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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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면 누구나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금강산이 솔잎혹파리 피해로 위기라는 소식이다. 벌써 전산림의 20%가 이 해충 때문에 말라죽고 있다니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금강산은 아름다움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개성 송악산의 소나무들도 90%나 고사해버렸다고 한다. 이 지경이면 방제(防除)조차 어렵다. 다급해진 북한측 요청으로 정부는 금강산 남북공동 방제에 합의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광고비용이 따로 필요없어 수익성이 더욱 높을 것같다. 봄엔 꽃이 만발하는 금강산, 여름엔 숲이 울창한 봉래산, 가을엔 단풍이 만발한 풍악산, 겨울엔 기암괴석이 현란한 개골산이다. 그 이상의 광고는 사족이다. 금강산은 한반도의 남방과 북방 식물들이 바뀌는 지대다. 그래선지 천연기념물인 금강국수나무를 비롯해 7백50여종이나 되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란다. 그밖의 각종 천연기념물도 많은 곳이 금강산이다.

▼금강산에서도 대표 수종은 역시 소나무다. 이 소나무들이 혹파리 등쌀에 죽어가고 있다. 혹파리는 웬만한 약제로는 퇴치되지 않는 소나무흑사병이다. 일제 치하인 1929년 서울 비원과 목포 야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전국적으로 확산돼 1961년에는 피해면적이 41만㏊까지 이르렀다. 그후 살충제 BHC 살포와 혹파리의 천적 먹좀벌 방사로 꾸준히 방제, 지난해말 피해면적은 20만8천㏊로 줄었다.

▼산림청은 최근 10년간 혹파리 퇴치에 연평균 1백85억원을 투입했다. 금강산 방제에는 8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당국은 지금까지 추적한 혹파리 확산속도가 연 8㎞인 점으로 미루어 이미 금강산 총면적 5만㏊ 중 1만㏊가 침범당한것으로분석했다.일이 급한데도 북한측의대남침투도발 때문에공동방제는내년 5월로 미루어졌다. 민족공유의 명산 금강산이 불쌍하다.

김재홍<논설위원〉nieman9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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