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범영화인 대책委」결성,태흥영화사 이태원사장

  • 입력 1998년 7월 30일 19시 32분


사흘전 ‘스크린 쿼터 사수 범영화인 대책위원회’결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장에서 갑자기 울어버린 충무로의 맹주(盟主).

이태원(李泰元·60)태흥영화사 사장의 울음은 정부 외교통상 담당자의 ‘스크린 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폐지’발언이 영화계에 주는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상징적으로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30일 영화인 궐기대회를 마친 뒤 만난 그는 “영화인들이 이렇게 많이 모일 줄 몰랐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김종필 총리서리와의 면담에서도 ‘한국영화의 마지막 보루’인 스크린 쿼터 유지의 필요성과 영화인들의 바람은 충분히 알렸다”는 생각이다.

사흘전 울먹이는 모습이 언론매체에 공개된 뒤 요즘 그에게는 “왜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느냐” “영화인들의 심정이 그렇게 절박한 줄 몰랐다”는 전화가 사방에서 걸려온다.

“아,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이 질질 짜고 있었으니 이거 되겠어. 아주 창피해 죽을 지경이네….”

하지만 이날 성황리에 끝난 집회에서도 보여지듯 한국영화를 지키려는 영화인들의 애정과 단결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가슴 벅찬 보람도 느낀다고.

이사장은 올해로 16년째 ‘서편제’를 비롯해 33편의 영화를 제작해왔다.

그는 “스크린 쿼터를 없애면 한국영화는 그날로 망한다”며 “앞으로 다시는 공개석상에서 우는 일은 없겠지만 정말 우리가 한국영화 제작을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은 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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