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적립기금 넘보는 농구협회

입력 1998-07-30 19:26수정 2009-09-2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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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케이그룹은 대한농구협회 최현열 회장이 이끄는 중견기업군이다. 그 계열사가운데 하나인 엔케이텔레콤이 28일 부도를 냈다.

그렇다고 그룹이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도사태를 보는 농구인들의 시각은 예사롭지 않다.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서다.

최회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해 2월. 조촐하게 취임했던 전 회장들과는 달리 그는 롯데호텔에서 거창하게 취임식을 가졌다. 또 7천만원을 들여 협회 사무실도 이전했다.

그러던 지난해 7월 농구협회의 회의석상에서 한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 “최회장이 어려우니 협회 기금을 담보로 대출해 경비를 쓰자”는 내용.

농구협회의 기금은 41억원. 이는 전임 김상하 회장이 협회의 자립을 위해 농구대잔치 수익금 등을 적립한 것. 당시 집행부는 50억원이 모일 때까지는 기금에 손대지 않기로 결의까지 했었다.

이를 어기고 협회는 김회장이 떠난 지 6개월도 안돼 기금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했다. 이에 대한 이자 3백만원도 다달이 협회가 물고 있는 형편.

지난해 최회장은 찬조금으로 3억원을 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한푼도 내지 못했다. 이때문에 작년 농구대잔치 체육관 임대료 6천여만원도 아직 갚지못하고 있을 정도.

경기인들의 요청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취임하는 다른 경기단체 회장과는 달리 최회장은 ‘스스로’ 농구협회장이 되기를 원한 케이스. 그런 만큼 취임후의 행보는 더 실망스럽다.

농구협회는 남자프로농구 출범과 한국여자농구연맹 설립으로 오른팔과 왼팔이 떨어져 나가는 통에 입지가 좁아졌다. 경기수입도 줄어 아마농구 육성을 위해서는 회장의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 이대로 가다가는 10년 넘도록 애써 모은 기금을 까먹고 빈털터리가 되기 십상이다. 최회장과 농구인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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