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 입력 1998년 7월 28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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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왜 이런 소송을 시작하셨는지 솔직히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 경자:“…남편의 살냄새가 그리워요. 이제 겨우 오년 참았는데 숨이…”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영화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의 한토막.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닌 흥행감독 강우석이 황신혜 문성근 심혜진 안성기 등 톱스타를 총동원해 만든 영화다.

경자(황신혜 분)는 자신이 생과부가 된 것은 ‘죽도록 일만 하는 내 남편(문성근)을 자르려는 회사’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법정에 나와 “구조조정이니 그런거 할 자격이 회사에 없다고 생각해요. 나라 경제를 이렇게 만든 놈들은…정말 사형시켜야 돼요”하고 사회적 문제에까지 사정없이 따발총 공격을 퍼붓는다. 명예퇴직에, 정리해고에, 이제는 정자 수를 줄인다는 환경호르몬까지….

강우석은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발빠르게 포착해 우리 영화에서 보기 드문 법정 드라마 및 섹스 코미디로 형상화했다.

그러나 영화를 키운 8할은 엄인희의 탄탄한 원작과 웃음이 절로 나는 제목. 지난해 동명 극본을 직접 연출해 연극무대에 올렸던 엄인희의 쫄깃한 스토리는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법정 장면까지 웃음바다로 만드는데 큰 몫을 했다.

〈김순덕기자〉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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