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정승호/영호남 화합하려면…

  • 입력 1998년 7월 26일 19시 56분


선거만 치르면 결과는 지역구도로 나타난다. 여당에는 동진(東進)이 꿈이요, 야당에는 서진(西進)이 염원이다. 그래서 동서 양지역에서는 요즘 이같은 대립구도를 허물자는 노력이 한창이다.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영호남의 지붕인 지리산에서는 ‘우리는 하나’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광주지검 창원지검 전주지검 등이 마련한 ‘영호남 화합 자연보호 실천 결의대회’는 결코 의례적인 캠페인이 아니었다. 참가자들은 전남 전북 경남의 3개 도 합토(合土)식과 지리산 껴안기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가슴을 열었다.

15일 광주 북구청에서도 조촐하지만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새마을운동 대구달서구지회 회원 40여명이 북구청을 방문해 팔을 걷어붙이고 헌혈을 했다. 그 답례로 광주 북구지회는 다음달 14일 대구에서 헌혈을 하고 ‘사랑의 헌혈증서’ 교환식을 갖기로 했다.

같은 날 전남 광양시청에서는 전남북 경남 등 섬진강 수계 10개 시 군이 참여한 가운데 섬진강 환경행정협의회가 열렸다. 협의회는 이날 생태계 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4년간 섬진강 골재채취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한동안 골재채취 문제를 둘러싸고 커다란 입장차이를 보였던 이들 시 군이 함께 환경보전에 나서기로 한 것은 동서 화합의 상징적 변화임에 틀림없다.

요즘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국민화합을 다지기 위한 ‘전국 일주 태극기 달리기’행사가 한창이다.

27일에는 태극기가 전남에서 경남으로 넘어간다. 전남 경남도지사가 도 경계에서 태극기를 들고 함께 달린다. 선거때만 되면 표얻기에 급급해 지방색을 부추기고 좁은 땅을 갈라놓은 정치인들부터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정승호<사회부>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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