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英특수국의 「히틀러암살계획」

  • 입력 1998년 7월 26일 19시 56분


▼더 타임스▼

암살은 때로 세계 역사의 전개에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역사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 영국 공문서보관소가 2차대전 말 특수작전국(SOE)의 히틀러 암살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독이 든 홍차, 고성능 소총이나 바주카포를 이용한 저격, 전용열차 폭파 등 다양한 방법이 제안됐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연합국사령부는 전쟁에 실패한 전략가로서의 히틀러가 살아있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당시 연합국사령부는 윤리적 차원에서 히틀러 암살계획 시행을 꺼렸던 것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현실은 보다 실제적이다.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는 공식적인 후계자가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따라서 독재자를 제거할 경우 권력의 진공상태를 가져와 더욱 처치곤란한 세력의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암살시도는 늘 있어왔다. 전쟁기간중 전략사령부가 되는 지도자의 집들은 목표가 돼왔다.

리비아 카다피국가원수의 집은 86년 트리폴리공습 때 파괴됐고 걸프전 때 연합군은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시간을 보내는 모든 장소를 목표로 삼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쿠바의 카스트로를 다양한 방법으로 암살하려 했다.

암살기도의 희생자들은 독재와 광신의 경계에 걸쳐져 있다. 스파이소설을 상기시키는 SOE의 이색적인 암살기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들의 독창성에 감사해야 한다. 그들의 정신이 오늘에도 어디선가 뛰고 있는 우리의 정보요원들에게 살아있기를 기대한다.

〈정리·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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