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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7월 22일 1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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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현재 35승37패로 4위. 팀의 사정이 말이 아니지만 선수들의 정신력만큼은 최강. 감독을 지낸 한 야구인은 “쌍방울보다 성적이 나쁜 팀들은 야구를 그만둬야 한다”고 ‘제대로 굴러가는 팀’들의 해이한 정신상태를 꼬집을 정도.
원정경기때 숙소를 잡지 못할 정도의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더이상 경기에 참가하지 못할 처지가 됐다.
쌍방울구단은 지난해 모기업의 부도여파로 예년 예산의 3분의 1수준인 25억원만으로 살림을 꾸려왔다. 하지만 이것도 5월에 바닥난 상태. 지난달에는 급히 돈을 구해 25일과 30일 두차례 나누어 선수들에게 월급을 주었지만 이번달에는 대책이 없다.
야구규약 36조에는 ‘선수가 촉구한 날로 부터 15일 이내에 구단이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선수 계약은 무조건 해지된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쌍방울 구단이 월급을 주지 못하면 소속선수들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팀이 해체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
만약 그렇게 된다면 50여명의 선수들 중 20명정도는 다른 팀에서 흡수할 수 있지만 나머지 30여명은 그야말로 집에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
쌍방울의 마지막 희망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한 20억원의 지원금.
하지만 KBO가 두차례의 이사회를 열어 쌍방울 지원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내린 상태다. 8개구단 사장단은 23일에 이 문제를 또 다루기로 했지만 지원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타구단들은 현 시점에서 쌍방울에 지원하는 것은 결국 기금만 날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일하게 용병도 없고 지난해에 비해 전력보강도 없이 ‘정신력’하나만으로 선전하는 쌍방울.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그들의 플레이를 못보게 될 지 몰라 안타깝다.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