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대한체육회 「홀로서기」와 후원회 결성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42분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의 후원회가 생긴다. 박용성 두산그룹부회장 등 9명의 발기로 28일 결성되는 후원회에는 체육계 정계 재계 학계인사 등 2백여명이 참여한다.

후원회 결성의 목표는 물론 재정 자립이다.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따내려다 보니 민간단체로서의 자율성은 커녕 정부의 눈치를 봐야했던 것이 종전 대한체육회의 위상이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의 올해 당초 예산은 5백75억원. 이중 국고보조금이 3백20억원이었고 나머지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보조금과 무교동 체육회관 임대료 등 자체수입.

그러나 정부의 예산절감정책에 따라 예산이 5백26억여원으로 삭감됐고 자체의 10%절감운동으로 다시 50억원 이상이 날아갔다. 대한체육회가 12월 방콕아시아경기 파견선수단 규모를 당초의 7백40명에서 5백20명으로 줄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후원회 결성은 IMF파동이 계기가 됐다. 재정자립을 통한 한국체육의 위상확립은 언젠가는 풀어야할 숙제. IMF파동이 오히려 그 시기를 앞당기는 도화선이 됐다.

후원회의 규모와 모금목표액 등 세부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 얼마나 호응해줄 지도 아직 모른다. 중요한 사실은 이제 오랜 숙제를 풀기위한 첫 발걸음을 떼었다는 점이다.

정부수립전인 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과 런던 하계올림픽때 국민은 선수단 출전비 마련을 위해 모금운동을 벌였다. 그로부터 꼭 50년후 한국 스포츠의 홀로서기를 위한 후원회가 결성되는 셈이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후원회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대한체육회도 수익사업 휘장사업 등 마케팅에 눈을 떠야한다는 점이다. 내년 국제올림픽위원회총회와 동계아시아경기, 2002년 아시아경기 등 국내에서 열리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다.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바꾸는 지혜. 지금 체육인들은 바로 그 슬기를 모아야 한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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