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시인은 이 새 시집에서 「내가 극복해야 할 또다른 절망」인 세상을 살아내야 했던 어려움, 부모에 대한 기억,「가슴에 소리쳐 우는」 아이 생각, 지나쳐온 사랑에 대한 회한과 절절한 고독을 1백11편의 시에 담아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 그 강 건넜지요./……/그 시간은 저 혼자 가버렸지요./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얼마나 많이 내 삶을 내가 파먹었는가」(「나의 숟가락」)
「저 바위가 슬프다고 울기나 합니까, 기쁘다고 웃기나 하겠습니까, 나는 키큰소나무 밑에 엎드려 한참을 일어서지 않았습니다.」(「침묵」)
「고통이 바뀌면 축복이 된다기에 그 축복 받으려고 내가 평생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나는 삶을 지고 왔을까요./……/외면할 수 없는 삶 그게 바로 축복이었습니다.」(「축복」)
「세상에서 가장 먼 것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었다」고 고백하는 시인은 침묵의 바위를 닮아가며, 「고통의 숟가락」으로 자기 삶을 파먹으며, 속이 빈 空魚처럼 자신을 비워왔다.
시인은 「상처를 씨앗처럼 심」었다. 「씨앗은 썩어 꽃을 피」우고 그 「꽃은 썩어 열매를 키」울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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