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3일]오늘도 비…햇볕이 그립다

  • 입력 1998년 7월 2일 19시 38분


‘비 따로, 우산 따로….’ 장마철 머피의 법칙이 짜증나는 계절.

그 옛날, 삿갓에 도롱이 걸친 농부이거나, 지(紙)우산을 받쳐든 여인네이거나, 뿌옇게 ‘안개꽃’을 피워올리는 강가의 빗물에선 절로 시정(詩情)이 우러나왔건만. 도시에선 온몸이 비에 젖어도 누구 하나 우산을 함께 하자는 이 없으니, 들녘에 내린 비는 찬란한 들꽃을 피워내나, 도시의 사막은 흠뻑 빗물을 빨아들이고도 사막으로 남아 있다던가. 또 비. 아침 20∼24도, 낮 23∼28도.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을 내려온다…’(정호승)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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