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CD가 LP 흉내내네』

  • 입력 1998년 6월 30일 07시 27분


일일이 먼지를 닦아 조심스레 바늘을 얹어놓던 검은색 LP판의 추억. 그 시절의 음악듣기가 더 재미있지 않았던가. CD의 전성기인 오늘, ‘LP를 흉내낸 CD’가 복고풍 향수(鄕愁)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니사는 최근 번스타인이 뉴욕 필하모니 관현악단을 지휘한 말러 교향곡 전곡집 CD를 LP식 포장으로 새롭게 내놓았다.

도화지를 접어 붙인 얇은 케이스, 옛 LP판을 그대로 축소한 표지와 뒷면 해설지, 심지어 반투명 비닐로 만든 속포장지까지 똑같다..

도이치 그라모폰(DG)사의 ‘오리지널스’시리즈는 옛 인기 LP들을 재발매한 시리즈. 케이스에서 CD를 꺼내면 LP를 그대로 축소한 모양처럼 검은색 음반 한가운데 노란색 레이블이 찍혀있다.

RCA사의 ‘리빙 스테레오’오페라 전곡판 시리즈는 과거에 발매된 대사(臺辭)집을 그대로 복사해 끼워 넣었다. 컴퓨터로 출력된 매끈한 글씨 대신 삐뚤삐뚤한 50년대식 납활자가 세월의 무게를 전해주는 듯하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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