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FIFA 차기회장 블래터]『한국팀 성장 기대』

  • 입력 1998년 6월 26일 19시 21분


“정말 멋진 경기였습니다. 두차례 실패끝에 한국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은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줬습니다.”

25일 한국 대 벨기에의 경기가 열린 파리 파크 데 프랭스경기장에서 만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차기회장. 8일 파리에서 열린 FIFA총회에서 회장으로 당선된이후 처음으로 한국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팀의 선전을 칭찬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한국이 치른 세 경기를 평가한다면….

“멕시코전에서는 경기초반 한 선수가 퇴장하는 바람에 시종 위축된 분위기에서 경기를 했다. 강력한 우승후보팀인 네덜란드를 맞아 한국팀은 팀워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힘든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는 한국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국축구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최강이지만 유럽이나 남미 같은 다른 대륙의 팀에 비해 경기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개인기나 팀워크 면에서 발전의 여지가 많다. 국제경기 경험을 늘리면 2002년 월드컵때는 훨씬 우수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축구의 취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수비가 약하다. 네덜란드전이나 벨기에 전에서 보면 미드필드에서 한국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공수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는다.”

―아벨란제 회장은 남북한 정상을 프랑스 월드컵에 초청한데 이어 최근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2002년 월드컵에 북한 참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

“월드컵 개최의 목적이 축구를 통한 세계 평화에의 기여에 있는 만큼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된다면 정말 기쁜 일이다. 그러나 북한의 참여 문제는 정치외교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벨란제 현 회장의 오른팔로 지난 17년 동안 FIFA의 살림을 도맡아온 그는 내달 12일 월드컵 폐막과 함께 FIFA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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