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 속뜻]『상황과 때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있고…』

  • 입력 1998년 6월 26일 19시 11분


“상황과 때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있고 삼갈 말이 있다.”

한나라당 김철(金哲)대변인은 26일 정부가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을 무원칙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이렇게 꼬집었다.

북한 잠수정이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영해로 침투한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는데도 정부가 햇볕론을 내세워 남북교류 확대를 강조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김대변인은 “지금은 명백히 규탄과 응징을 해야 할 상황이지 정경분리원칙을 강조할 시점이 아니다”며 “매와 당근을 동시에 제시하는 식의 접근은 북한정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잠수함 발견 당시 영해침투임을 알 수 있었는데도 정부의 공식성명조차 즉각 발표하지 않은데다 승조원 사망 확인 후의 정부조치도 미흡하다는게 김대변인의 주장이다. 그는 이번 사건은 정부의 위기관리 철학과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햇볕론에 입각한 정부의 대북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의 접근은 햇볕론의 효과까지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안보관을 바로잡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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