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전 관전 FIFA 워너 부회장

  • 입력 1998년 6월 21일 19시 42분


국제축구전문가들은 한국 대 네덜란드전을 어떻게 보았을까. 중남미 소국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인 잭 워너 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에게 그 소감을 물어봤다.

워너부회장은 83년부터 FIFA 집행위원으로 있으면서 북중미축구연맹 회장도 겸하고 있는 축구행정의 달인. 프랑스월드컵 기간 중 마르세유 경기감독관을 맡았다.

―이번 경기를 본 소감은….

“한국은 전반 20분까지는 아주 잘 싸웠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투지를 조금씩 잃어가는 것 같았다. 특히 후반전에는 기회가 두 차례나 있었는데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아쉬웠다.”

―다섯점이나 준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네덜란드는 월드컵 최종전에 여러번 출전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국이다. 한국팀과는 신체조건은 말할 것도 없고 경험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네덜란드팀은 한국선수들보다 머리 하나씩 더 커 농구선수와 경기를 치르는 것 같았다. 이런 나라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점수차가 벌어지게 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수비가 열려 있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미드필드에서 네덜란드팀이 한국 진영으로 공을 몰고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공중으로 띄운 공은 네덜란드팀이 거의 다 차지했다. 불리한 신체조건을 체력과 스피드로 보완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골키퍼 김병지의 온몸을 던지는 방어가 없었더라면 점수차가 더 벌어졌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벨기에전은 어떻게 치르는 것이 좋은가.

“16강에서 탈락했다고 베스트 선수들 대신 신인을 출전시키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된다. 한국팀은 아시아 대표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인상을 전 세계에 심어주어야 한다.”

그는 한국팀이 국제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북중미축구연맹 주최 골드컵대회에 한국과 일본을 초청하겠다고 제의했다.

〈마르세유〓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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