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阿洲위기 신뢰로 풀어야

  • 입력 1998년 6월 9일 20시 28분


▼더 타임스▼

에티오피아의 독재자 멩기스투가 타도되고 에리트레아가 독립하면서 아프리카 북동부에 20년만에 안정이 찾아드는 듯했다. 게다가 에티오피아의 집권자 메레스 제나위와 에리트레아의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는 사촌간이다.

절친한 친구인데다 과거 독재정권에 대항한 동지다.

이들은 아프리카의 실용적 세대를 대표하고 시장경제를 중시한다. 부패에 얼룩지지도 않았고 서방과의 관계도 좋다.

따라서 양국이 갑자기 전쟁을 시작한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다. 양국의 분쟁은 분명하게 그어지지 않은 국경이 원인이다. 그러나 수십명의 희생자를 낸 포격전으로까지 상황이 악화한 것은 더 깊은 원인때문이다.

그들은 멩기스투 타도를 위해 동맹을 맺었으나 서로 신뢰하지 않았다.

에티오피아는 홍해 연안을 잃었다는 생각에,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가 오랜 압제자라는 사실에 집착했다.

약 40만명의 에리트레아인이 에티오피아에서 살고 있으나 에리트레아는 독립 후 에티오피아인을 내쫓았다. 에리트레아는 지난달 독자 통화를 발행해 에티오피아를 화나게 했다.

미국은 양국 분쟁의 위험을 금방 알아차리고 아프리카담당 국무부차관보를 현지에 파견하는 등 대책을 세웠다.

유럽의 동맹국들도 미 국무부차관보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재자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등 힘을 실어줬다.

양국 지도자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잘 안다. 그들은 국민이 갓 헤어나온 절망의 구렁텅이로 다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리〓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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