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아버님은 극구 반대하셨다가 3일만에 승낙하시고 아이를 족보에 올려 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 가슴이 벅차 밥도 못먹고 엉엉 울었습니다. 그 둘째 손자가 벌써 의젓한 중학생이 되어 담임선생님께 입양사실을 자기 스스로 말씀드릴 만큼 구김살없이 잘 자라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버님 어머님. 얼마전 한 영아원에 들렀다가 IMF한파로 아이들이 갑자기 늘어나 쩔쩔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정이 그다지 넉넉한 건 아니지만 한 아이에게라도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처주고 함께 부대끼며 살아야 하겠다는 의무감이 마음속 깊이 꿈틀거렸습니다.
아범과 저는 이미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서류도 다 접수시켰고 입양가정으로 적합하다는 답신도 받았습니다. 큰아이와 둘째아이도 찬성했으며 빨리 보고 싶어합니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염려로 내키지 않으시더라도 셋째 손자의 입양을 허락해 주시고 축하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한연희(경기 과천시 중앙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