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수하르토 결단 내릴때

  • 입력 1998년 5월 12일 19시 45분


▼ 더 타임스 ▼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도탄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엄청나게 오른 석유와 식용유 그리고 식료품 가격을 ‘금욕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는 듯하다. 또 몇몇 충성스러운 장관들과 집권 골카르당의 일부 의원들의 희생 역시 마음속에 품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수하르토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심연 속에서 건져낼 수 있는 ‘또 한가지 희생’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바로 그 자신의 일곱번째 대통령직이다. 자바섬 도시들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미 전국으로 산불처럼 번져나가고 있고 소요의 불길은 자카르타의 공권력뿐만 아니라 화교의 집들을 집어 삼키고 있다. 학생들은 경찰과 충돌하고 사상자는 늘어만 가며 엘리트 계층의 인내도 한도에 달했다. 이슬람교도 군중은 점차 폭도화하고 있다. 현재 최악의 시나리오는 32년전 수하르토를 권력의 자리에 앉힌 사건들이 반복되는 일이다.

당시 인도네시아 독립 영웅인 수카르노 대통령은 용퇴를 거부했고 야당에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극에 달한 부패와 경기침체는 결국 대중의 분노를 촉발했고 소요가 발생했으며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었다.

많은 사람들은 수하르토가 카이로에서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수하르토는 위험신호를 너무 늦게 보는 늙은 독재자들의 고집스러움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는 조국 및 자신의 명예를 구해야 한다. 영예롭게 사임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정리〓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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