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홍은택/국제사회에 비친 한국관리

입력 1998-05-12 19:45수정 2009-09-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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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세계적인 거시경제학자인 루디거 돈부시 MIT대 교수가 한국관리를 공개적으로 비판, 워싱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돈부시 교수는 “한국의 관리들을 비행기에 태워 외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전략연구소(ESI)가 주최한 세미나에는 앨 고어 미국부통령을 비롯해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총재, 샬린 바세프스키 미 무역대표부대표와 학계 및 재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표적인 규제철폐주의자 돈부시교수는 “한국 관리들은 경제개혁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면서 그같이 자극적인 표현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에 동정적인 일부 인사들이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한국관리에 대한 부정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관리들이 국제사회에서 화제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지원을 요청하면서 한 한국관리는 “우리는 너무 중요한 국가이니 돈을 내놔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워싱턴포스트지에 인용된 적도 있다.

IMF와 세계은행도 한국의 관료사회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들은 한국을 구조조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료사회의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들은 특히 고시출신자가 서열 위주로 대우받는 폐쇄적 한국 관료사회는 자본주의의 역동성과 사회변화를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외국인들의 농담섞인 조롱이 불쾌하기는 하다.

그러나 관리들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데 대해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부인하기 힘들 것 같다.

홍은택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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