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뉴질랜드「안전주간 행사」…교통사고 간접체험

  • 입력 1998년 5월 11일 19시 46분


뉴질랜드 오클랜드시 퍼슨비 초등학교 1학년인 지나 랭포드(5)는 요즘 월요일 오전마다 운동장에 나가 ‘특별한 그림’을 그린다.

모델은 같은 반 친구인 크리스티나 조헨(여·5). 조헨이 운동장에 누워 꼼짝 않고 있으면 랭포드는 분필로 조헨의 신체외부곡선을 따라 선을 긋는다. 잠시 후 사람모양이 완성되면 그 선을 따라 종이로 만든 꽃을 늘어놓는다.

이들은 매년 5월 중순 실시되는 ‘어린이 안전 주간(Kids Safe Week)’ 행사를 앞두고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이프 키즈(Safe Kids)’라는 단체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운전자들에게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것.

지난해 어린이 안전주간 행사는 96년 한 해 동안 교통사고로 숨졌거나 중상을 입은 어린이 보행자 1백18명의 사고를 다시한번 일깨우기 위해 오클랜드 시내 중심가인 퀸 스트리트에서 펼쳐졌다.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점심시간에 퍼슨비 초등학교 어린이 3백40명 중 1백18명이 거리에 누웠다. 나머지 어린이들은 분필을 들고 도로위에 이들의 신체곡선을 그린 뒤 선을 따라 하얀 장미꽃을 깔았다. 장미꽃이 교통사고로 숨졌거나 불구가 된 어린이를 상징하도록 만든 것이다.

오후 2시 도로가 개방되고 자동차들은 이 장미꽃 위를 달렸다. 운전자들은 장미꽃을 밟고 지나가면서 어린이를 친 것 같은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TV는 현장중계를 했고 신문도 행사내용을 크게 보도,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오클랜드〓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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