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현장 지구촌리포트⑭]세계무역센터대학

입력 1998-05-06 20:19수정 2009-09-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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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세계무역센터(WTC·World Trade Center) 쌍둥이 빌딩.

이 곳에 본부를 둔 세계무역센터협회(WTCA)는 요즘 국제 무역과 비즈니스 전공 위주의 인터넷대학인 ‘세계무역센터대학(WTCU)’ 개교 준비에 분주하다. 이르면 8월쯤 인터넷 수업을 시작할 이 학교의 교육이념은 세계 공존과 평화, 자유무역 두가지.

사이버공간 속에 자리잡게 될 WTCU는 지구촌 어디서나 언제든지 인터넷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전자우편과 게시판으로 토론하는 원거리 통신교육학교. 인터넷주소는 ‘www.wtcu.org’이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굳이 미국 뉴욕으로 직접 가지 않고도 누구나 이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직장인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학사부터 박사까지 학위를 받을 수 있다.

WTCU는 지금까지의 온라인대학과는 전혀 다르다. 다른 온라인대학이 실제 대학에서 발전한 것과 달리 WTCU는 학교건물조차 한 동 없이 순수하게 인터넷 통신망에서부터 시작하는 최초의 온라인캠퍼스이기 때문.

세계무역센터협회는 이 대학의 개교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WTC빌딩 내에 벤처기업인 ‘에듀월드’를 설립했다.

에듀월드의 초기자본금은 전 삼보컴퓨터회장인 이용태 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이 투자했다. 금액은 1백만달러. 이회장은 앞으로 1백만달러를 더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중동 등의 다른 국가에서도 투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회장은 WTCU의 재단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에듀월드는 사이버대학 WTCU를 철저히 ‘상품’으로 파악한다. 국내 대학과는 달리 미국의 대학은 일부가 이미 장외주식시장(나스닥)에 상장될 만큼 기업적인 성격이 강하다.

인터넷캠퍼스로 가장 유명한 미국 피닉스대는 ‘경쟁력 있는 교육’이 곧 ‘대학 모기업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 피닉스대의 모기업인 아폴로그룹의 주가는 주당 48.5달러에 거래될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에듀월드의 대표이자 세계무역협회 부총재를 맡고 있는 한국인 데이비드 리(한국명 이희돈)박사는 “WTCU도 앞으로 나스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세계의 직장인들이 일을 하면서도 고품질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인터넷교육이야말로 교육혁명이자 고부가가치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WTCU는 거대한 매머드 연합대학 형태를 지향한다. 가장 저명한 교수진과 가장 우수한 교육과정(커리큘럼)을 학생이 골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이른바 ‘슈퍼마켓’식 교육을 지향한다. 학생 본인이 원하면 학사 석사 박사 등 학위도 WTCU에서는 물론이며 원하는 다른 제휴대학에서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 결국 주문형 대학교육인 셈이다. 대학 캠퍼스가 없다는 취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삼은 전략이다.

WTCU는 성공적인 온라인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피닉스대, 골든게이트대와 온라인교육의 사업동반자로서 협정을 했다. 인터넷수업 소프트웨어는 이 분야 전문업체인 컨빈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에듀월드는 ‘파일럿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WTCU 개교 준비사업을 3월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서울 부다페스트 베이징 요하네스버그 모나코 오사카 샌디에이고 등 세계 26개 도시에 거주하는 40여명에게 시범강좌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강과목은 ‘마케팅 경영’으로 현대 마케팅 이론과 전략을 다루면서 기업 사례 연구 중심으로 수업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범코스에 참여중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민영수부장은 “인터넷수업을 통해 세계 전역에 있는 학생들과 흥미진진하게 토론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터넷과 영어로 수업하고 과제가 많아 어려운 편”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5명이 시범수업을 받고 있다.

에듀월드는 그동안 진행한 온라인수업을 평가, 앞으로의 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학생지원서비스, 앞으로의 비전, 등록금 문제 등을 보다 구체화하는 2차 파일럿 프로젝트를 곧 시작한다.

WTCU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 사업을 펼치는 주체가 바로 세계무역센터협회라는 점이다. 지구촌 95개국 3백20여개 도시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기지와 51만여 기업 회원은 WTCU의 학생 수급에 결정적인 뒷받침을 할 것이라는 전망. 세계무역센터협회측은 70년대부터 해마다 6천명씩 무역실무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온 세계무역센터의 교육센터(WTCI)도 WTCU에 전격 흡수해 함께 운영할 방침이다.

WTCU는 다른 온라인대학이 그동안 미국 학생 위주로만 서비스해온 것과 달리 처음부터 지구촌 전역을 서비스 대상으로 겨냥한다. 특히 유학비용이 만만치않게 드는 아시아 중동 지역 국가의 비즈니스맨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구촌 최대의 사이버대학을 꿈꾸는 WTCU가 이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지 세계인의 눈은 벌써 이 곳에 온통 쏠려 있다.

〈로스앤젤레스·피닉스·뉴욕〓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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