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밀레니엄]세기말 종말론과 21세기

  • 입력 1998년 4월 8일 14시 16분


사할린과 고베 대지진, 지구촌 곳곳의 이상기후와 에볼라바이러스, 엘니뇨로 인한 홍수와 브라질 밀림의 대화재…. 이들은 세기말 대재앙의 전조인가.

오랜 옛날부터 인류가 지녀온 미래에 대한 본능적인 호기심과 두려움은 예지의 눈을 가진 예언가들을 ‘탄생시켰다’.

예언가들은 그러나 공교롭게도 20세기를 인류의 종말로 설정하고 있다. 그들의 예언대로라면 21세기는 ‘올 수 없는 세기’인 셈이다. 지금까지 가장 대표적인 예언서로는 성경의 요한계시록과 미셸 노스트라다무스의 제세기(諸世紀)가 꼽힌다.

요한계시록은 ‘일곱개의 봉인(封印)’부분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고 해는 검은 머리털로 짠 천처럼 변하고 달은 온통 핏빛으로 변하며 별들은 무화과나무 열매처럼 땅에 떨어진다”고 ‘진노의 날’을 예언하고 있다.

1503년 프랑스에서 출생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종말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혀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1999년7월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는 그의 예언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예언의 대부분이 너무나 암시적이어서 이미 일어난 일을 꿰맞춰 해석하는 식으로 예언풀이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미래가 무엇이든 그것을 바꿔놓을 수 있는 힘은 원래부터 우리 손에 있다.”

몇년전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미국 NBC TV의 ‘고대의 예언’이란 프로그램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종말예언에 공포감을 갖기보다 지구재앙에 대한 경고쯤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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