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682)

  • 입력 1998년 3월 31일 08시 36분


제11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7〉

알리바바의 아내가 돌아가자 카심의 아내는 말(斗)을 뒤집어 살펴보았다. 그리고 말 밑바닥에 디나르 금화 하나가 달라붙어 있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걸 보자 그녀는 타오르는 질투심으로 눈이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저 변변찮은 것들이 말로 될 만큼의 황금을 가지게 되었단 말인가? 그럴 리가 없어.”

그녀는 이렇게 소리쳤다. 그러나 잠시 후 그녀는 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다시 소리쳤다.

“아니야.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저것들이 이 말로 황금을 된 것이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말 밑바닥에 금화가 붙어 있겠어.”

이렇게 소리치고 난 그녀는 하녀를 시켜 가게에 나가 있는 남편을 급히 불러오라고 했다. 저녁 때가 되어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남편인 카심이 헐레벌떡 집으로 돌아오는 걸 보자 그녀는 남편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는 현장을 목격하기라도 한 사람처럼 앙칼지게 소리쳤다.

“이걸 보세요. 이걸 좀 보란 말이에요.”

영문을 알 리 없는 카심은 어안이 벙벙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디나르 금화가 아니오? 그게 어쨌다는 거요?”

그러자 그의 아내는 그 디나르 금화를 남편의 코밑에 들이밀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이게 대체 누구 건지 알기나 하세요? 그건 그 변변치 못한 인간들의 것이란 말이에요. 머저리 같은 당신 동생은 당나귀 세 마리밖에는 없는데 당신은 가게도 있고 손님도 있다고 으스댔어요. 이제 제발 잠에서 깨세요. 알리바바는 금화를 말로 되고 있단 말이에요. 곡물장수가 곡물을 되듯이 그놈은 금화를 말로 되고 있단 말이에요.”

아내가 이렇게 소리치자 남편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알리바바가 금화를 말로 되고 있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그제서야 그의 아내는 오늘 낮에 알리바바의 아내가 말을 빌리러 왔던 일이며, 대체 뭘 될 게 있다고 말을 빌리려 하는가 싶어 말 밑바닥에다 쇠기름을 발라두었던 일이며, 그리고 말을 가져왔을 때 보니 뜻밖에도 말 밑바닥에 디나르 금화 한 닢이 붙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하여 모두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녀는 덧붙여 말했다.

“내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당신 동생은 큰돈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그러니, 여보, 이번에는 당신이 직접 가서 그 변변치 못한 작자가 정말 그렇게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지 확인해보고 오세요. 겉으로는 거지 흉내를 내면서 사실은 금화를 말로 되고 있었다면, 그놈은 저주를 받아 마땅한 놈이에요.”

아내의 이 말을 들은 카심도 눈이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아내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알리바바가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다는 게 틀림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그럴 리가, 그럴 리가!”

동생의 행복을 축하하기는커녕 질투심 때문에 카심은 미칠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그는 벌떡 일어나 동생네 집으로 달려갔다. 모든 걸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던 것이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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