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압둘라 아지즈 사우디왕세자

  • 입력 1998년 3월 12일 19시 47분


74세의 ‘늙은 왕세자’는 죽기 전에 왕관을 써볼 수 있을까.

파드 사우디아라비아국왕이 건강 이상으로 최근 병원을 드나들면서 압둘라 이븐 압둘 아지즈왕세자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파드국왕보다 한 살밖에 어리지 않은 노인. 형제가 40여명인 파드국왕의 배다른 동생인 그는 82년 왕세자에 책봉돼 16년째 ‘동궁’을 지키고 있다. 왕위계승권 1위의 자리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중동의 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근대 왕정을 확립한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국왕이 53년 세상을 떠난 뒤 왕자들이 왕위를 형제 세습하는 일이 이어졌다.

53년 왕위를 승계한 사우드국왕의 장남은 64년 이복동생 파이잘에게 밀려났다. 파이잘국왕이 75년 조카에게 살해되자 또다른 이복동생 할리드가 뒤를 이었다. 그가 82년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이복동생 파드가 승계, 온갖 병을 달고 살면서도 왕위를 유지하고 있다.

압둘라왕세자는 95년 파드국왕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6주간 국정을 맡아본 경험이 있다. 그는 현재 제1부총리로 파드국왕을 대신해 국정 전반에서 이미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정규군과 쌍벽을 이루는 8만명 국가수비대의 사령관도 맡고 있다.

파드국왕이 친서방적인데 비해 그는 베두윈족과 함께 사막에서 오래 생활했고 아라비아산 말을 키우는 등 범아랍주의 성향이 강한 편이다.

〈고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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