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2일]「몸 푸는」땅에 「몸 움츠린」사람들

  • 입력 1998년 3월 1일 21시 02분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누가 구름 한송이 없이 맑은/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그걸 하늘로 알고/一生을 살아왔다.’(신동엽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에서)

해토(解土)머리의 하늘은 잿빛. 온종일 맑다는 예보이지만 하늘은 먹구름이 엷게 퍼진 듯, 뿌옇기만 하다. 기상청 김흥식예보관은 “대기오염 물질이 수증기에 응결돼 떠다니기 때문에 하늘이 뿌옇게 보인다”고 설명.

현실로 닥친 실업자 1백만명시대. 해토머리가 아니라 동토(凍土)의 들머리여서 그런가. 서울 하늘이 더욱 뿌옇게 느껴진다. 맹자는 “임금은 무시해도 좋다. 신하는 그 다음, 백성이 가장 귀하다”고 했다. 그 귀한 백성 1백여만명이 거리를 떠돌고 있으니 짜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수은주만은 봄. 아침 영하 2도∼영상3도, 낮 11∼15도.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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