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의 전통과 예술의 향연’ ‘인사동을 세계의 명소로’. 며칠전 인사동에 들렀다가 먼발치에 서서 이들 표어를 보고 흐뭇했다. 그러나 나를 맞은 일주문은 웅장하고 단청을 한 것이 아니라 베니어 합판으로 제작해 페인트칠로 단장한 허름하고 초라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자치구나 단체의 예산 부족이라 생각되지만 찬란한 문화대국인 우리나라가 이 정도인가에 대한 당혹감으로 몸둘 바를 몰랐다. 문화 거리의 1번지인 인사동은 세계 관광의 요람지다. 도처에서 한국관광을 하면 꼭 들르는 곳인데 초라한 대문으로 스스로 비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IMF한파로 국민적 자긍심이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문화적 자포자기는 더더욱 곤란하다.
김대선(원불교역촌교당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