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우스개방]경솔한 심사위원

  • 입력 1998년 2월 15일 21시 01분


개그콘테스트가 열렸다. 참가번호 1번이 들어왔다. 심사위원이 물었다. “자넨 뭘 할 수 있지?” “저는 새 흉내를 낼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은 틀림없이 유치한 개그일 거라고 생각했다. “탈락!” 1번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갑자기 창문을 열고 날아가버렸다. “아차, 내가 경솔했군….” 참가번호 2번이 들어왔다. 심사위원이 물었다.“자넨 뭘 할 수 있나?” “저는 닭 흉내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 좋아. 한번 해보게.” “꼬끼오∼!” 심사위원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2번을 문밖으로 내쫓았다. 2번은 주저앉아서 찔찔 짜더니 계란 2개를 낳고 푸드득거리며 뛰어나가버렸다. “이런, 내가 또 실수를 했군….” 심사위원은크게후회하면서이번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참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참가번호 3번을 불러들였다. 그는 개 1마리와 함께 들어왔다. 심사위원은 물었다.“자넨 뭘 해볼텐가?” “저는 개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좋아 해보게.” 심사위원은 꾹 참아보기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3번이 개에게 물었다.“멍멍아, 임금님을 다른 말로 뭐라고 하지?” “왕왕!” 심사위원이 넘어가는 숨을 간신히 참고 물었다.“그게 다냐?”“네. 끝인데요….”“또 없어?”“네.”“정말 또 없는거지?”“네….” 심사위원은 잔뜩 흥분해 둘을 문밖으로 몰아냈다. 쫓겨나가던 개가 3번에게 말했다.“내가 좀더 길게 말할 걸 그랬나?” (마이다스동아일보/Agent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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