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공무원『내 명퇴전에 시집가라』

  • 입력 1998년 2월 11일 19시 51분


혼기의 아들 딸을 둔 공무원들의 마음이 바쁘다. 회사원 이모씨(25·여)는 요즘 부모의 “시집가라”는 성화에 퇴근하기가 겁난다. 그는 사귀는 사람도 없고 결혼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왔지만 요즘같아선 아무나 붙잡고 식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이씨의 부모가 결혼을 서두르는 이유는 공무원인 아버지(60)의 퇴직이 ‘초읽기’에 들어섰기 때문.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계류중인 공무원 정년 단축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예상보다 1년 빠른 올 6월에 퇴직한다. 아버지가 퇴직하면 하객수도 ‘축의금’액수도 달라질 게 뻔하다. 지난해 언니(27)가 결혼할 때 3천만원의 축의금이 들어왔지만 아버지가 퇴직하게 되면 달라질 것이다. 다른 공무원인 박모씨(57·강남구 대치동)는 “요즘같은 불경기에 축의금은 무시할 수 없는 큰 돈”이라며 “어차피 치를 혼례라면 현직에 있을 때 하는 것이 분위기도 낫고 실속도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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