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구석으로 병원을 옮기면 누가 그곳을 찾겠습니까. 차라리 큰 도시 병원으로 가는 게 훨씬 빠르죠.”
충남도가 홍성의료원 현대화사업을 위해 현재 홍성읍 고암리에 있는 의료원을 읍내에서 멀리 떨어진 소향리(공설운동장 뒤편)로 이전하려 하자 일부 주민들이 지역사정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는 홍성의료원을 중서부 최대 의료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1년까지 소양리로 옮기고 규모도 3백병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도는 소요사업비 2백44억원 중 1백15억원은 현재 부지 6천5백평을 팔아 충당하고 나머지는 국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의료원부지 매각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이전부지가 읍내에서 너무 떨어져 있어 막상 이전을 해도 주민들이 예전만큼 병원을 이용하겠느냐는 것.
“IMF시대에 누가 1백15억원이나 주고 의료원부지를 사겠습니까. 민간매각이 어려워지면 의료원 현대화사업도 그만큼 늦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의료원관계자의 설명이다. 인근 보령시와 광천읍 장곡 은하면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현재 의료원은 버스터미널 등과 가까워 편리했으나 이전지는 교통이 불편하고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4차로가 개설된 홍성∼광천, 홍성∼예산중간지역에 위치해야 한다는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홍성의료원 총 내원객 11만4천2백명(10월말 기준) 중 30%가 외지인이었다.
홍성의료원 김기화 현대화사업기획단장(58·의료원총무과장)은 “차라리 현 건물을 증개축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 관계자는 “당초 예산상 이유 등으로 소향리로 결정한 것”이라며 “일단 이전예정부지에 대한 지질조사를 벌인 뒤 재검토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이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