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겨울훈련 『막막』…해외 나가자니 『눈총』

  • 입력 1997년 12월 24일 19시 41분


구제 금융시대에는 프로야구단의 겨울훈련도 된서리를 맞는다. 해외로 나가자니 금싸라기같은 외화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덮어쓰고 국내에서 하자니 마땅한 훈련지가 없어 걱정이다. 그동안 해외로만 눈길을 돌린 탓에 국내에 제대로 된 훈련장을 갖추지 못한 때문이다. 그나마 OB와 롯데는 사정이 낫다. OB는 기존 이천구장이 있는데다 창원과 광주에 OB맥주 공장부지가 있어 해마다 2군선수들의 전지훈련을 해왔다. 롯데는 지정학적 혜택을 본 경우. 비교적 날씨가 따뜻한 부산과 마산구장에서 시즌때처럼 훈련을 하면 된다. 매각설에 시달렸던 해태 쌍방울과 모기업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한화는 올겨울 무조건 국내 훈련을 해야 하는 처지. 해태는 제주도의 동원산업전문대가 야구단 창단을 선언하자 1억원을 들여 운동장을 만들어주고 겨울훈련을 하기로 했다. 쌍방울과 한화는 제주도의 오라구장을 놓고 치열한 임대 경쟁을 벌였다. 한화는 해마다 이곳에서 미리 몸을 만든 뒤 호주 전지훈련을 떠났었다. 그러나 뒤늦게 뛰어든 쌍방울이 구단의 사활을 건 로비를 펼친 끝에 오라구장측에 보토공사비를 지원하기로 하고 사용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울며 겨자먹기로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날 방침. 대전구장은 보수공사중이고 청주구장은 시설이 마땅찮은데다 호주달러 환율은 비교적 안정돼 있어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 선 것. 그러나 기간과 인원은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반면 현대 삼성 LG의 「빅3」는 아직 훈련장소를 결정하지 못한 채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프로야구단의 해외 전지훈련이 대폭 취소된 것은 걸프전이 터졌던 91년초에 이어 두번째. 당시 유일하게 일본 쓰쿠미로 해외훈련을 떠났던 OB는 그해 2년째 꼴찌의 수모를 당했었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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