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칼럼]종이없는 세상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종이 없는 사회는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까. 비록 종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해도 수년 안에 사무실과 가정에서 종이의 역할은 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 수년내 문서 급격히 감소 ▼ 가장 먼저 없어질 종이는 간단하거나 규격화한 문서다. 여러분은 계산서를 보고 돈을 내거나 일정한 양식의 서류에 내용을 기입할 때 컴퓨터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내용이 보다 긴 문서도 종이처럼 사용하기 편리한 스크린이 개발되면 컴퓨터로 옮겨갈 것이다. 가볍고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스크린이 나오려면 아직 몇 년이 더 걸리겠지만 그 날은 온다. 오늘날 여행업계의 변화는 사회에서 종이가 어떻게 없어질 것인지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예전에는 호텔과 렌터카 업체들이 모든 예약에 인쇄된 확인서를 주고 받았다. 일부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한 뒤 전화로 예약번호를 알려주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그 자리에서 예약하고 번호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방식으로 예약을 하든 여러분은 아마 종이에 예약번호를 쓰거나 프린터로 뽑아 둘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이 모든 과정 중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종이다. 하지만 여행자 중에는 지갑 크기의 컴퓨터에 예약번호를 저장, 종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사람도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여러분은 호텔이나 렌터카 업체에 여러분의 예약번호를 말하고 담당자는 스크린에서 예약정보를 확인할 것이다. 많은 호텔은 종이 한장 건드리지 않고 체크아웃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언제든지 객실의 텔레비전 스크린에서 자신의 숙박비를 살펴볼 수 있다. 미국 항공사는 대부분 이제 탑승권 대신 예약번호를 주는 「티켓없는 여행」을 실현하고 있다. 여러분은 편지 팩스 전자우편 등으로 여행일정을 항공사에 알려주지만 비행기를 타는데 종이는 필요없다. 여러분은 공항에서 신원을 확인받기만 하면 된다. 때로는 공항의 무인 키오스크에서 탑승권을 발급받기도하나 사람에게 말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릴 필요는 없다. 나는 자녀들의 사진을 지갑보다는 컴퓨터 스크린에 올려놓고 다니는 한 여행가를 알고 있다. 그는 컴퓨터가 작동할 때면 언제든지 그 사진을 본다.그 사진은 결코 닳지 않는다. ▼ 인화지 대신 디지털 사진 ▼ 디지털 사진의 시대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더 작고 싼 방법으로 전자적인 저장이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인화지 대신 컴퓨터에서 모든 종류의 가족사진을 보게 될 것이다. 소중한 사진은 액자에 걸리거나 앨범에 남겠지만 다른 종류의 사진들은 사진기보다 작은 전자 저장장치에 담기게 된다. 물론 종이가 완전히 제거되는 세상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종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세상은 분명히 다가오고 있다. 〈정리〓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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