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9시경. 서울 남산순환도로에서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부수고 언덕 아래 가정집 지붕 위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밤새 술을 마신 20대 운전자가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다행히 운전자는 무사했으나 사고 후 몇시간이 지나도록 조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만취상태였다.
올 10월 말까지 음주운전 단속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6%나 증가했다. 물론 이같은 결과는 경찰청이 지난해보다 단속지점을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단속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요행히 단속을 피해갔던 음주운전자들이 적극적 단속에 적발됐다는 풀이다.
그러나 운전자들의 의식은 경찰의 적극적 단속에도 불구하고 잘 바뀌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제가 시행되고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보험금 할증이 검토되는 등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강도높은 대책이 강구되고 있지만 아직도 음주단속에 적발되면 『재수없게 걸렸다』고 생각하는 운전자가 많다.
이런 의식은 음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송년회 등의 자리에서 차를 가져왔다고 해도 기어이 한잔 마실 것을 강권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 시카고처럼 상습운전자의 차량을 압수하는 등 개인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보다 강력한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시간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음주운전은 사회생활에 엄청난 장애를 초래한다는 인식을 음주운전자에게 심어주는 길만이 음주운전을 근절하는 첩경이라는 설명이다.
〈전 창기자〉